Menu

이 한국 공포 영화, 천만 관객 동원 충분히 가능하다!

오승희 기자 3개월전 업로드

미국 LA,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‘화림’(김고은)과 ‘봉길’(이도현)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.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‘화림’은 이장을 권하고,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‘상덕’(최민식)과 장의사 ‘영근’(유해진)이 합류한다. “전부 잘 알 거야…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”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. ‘상덕’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, ‘화림’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…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와버렸다.

<파묘>는 2015년 영화 <검은 사제들> 이후 오로지 공포, 오컬트 영화 한 우물만 판 장재현 감독의 장인정신이 도드라진 작품이었다. <검은 사제들>을 통해 한국형 <엑소시스트>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우리도 할리우드와 서구권 영화 못지않은 완성도 높은 정통 오컬트 영화를 만들수 있음을 보여줬다. 이후 <사바하>에서 기독교, 불교 세계관의 퓨전을 절묘하게 완성하며, 그 다음은 어떤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가장 궁금한 행보를 예고한 감독이었다.

<파묘>는 그다운 행보이면서도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다. 각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원들이 초자연 현상을 해결하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전자의 두 작품의 요소를 합친 것으로 보이지만, 이 구성원들이 한국의 전통 & 토속 신앙과 관련한 인물들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설정과 분위기를 형성하며 지금껏 보지 못한 오컬트 어드벤처 영화를 만들었다.

주인공들은 지관, 장례지도사 그리고 두 명의 무당이다. 풍수지리, 무덤, 사후 세계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‘오컬트 어벤져스’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, 이들이 난생처음 마주한 이상한 현상을 마주하게 되면서 작품이 지닌 미스터리의 느낌이 더 증폭된다. 전문가들조차 두려운 초자연 현상과 구도인 만큼 자짓 잘못하면 목숨마저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.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들에게 보장된 거대한 보수를 위해 이 일에 뛰어들게 되는데, 모든게 무난하게 잘 흘러간다 생각될 때쯤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연속으로 발생한다.

<파묘>의 시작과 사건의 흐름은 전체적으로 나홍진 감독의 <곡성>,<랑종>과 같은 종교 미스터리 오컬트의 느낌을 자아낸다.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가 지속된다. 그래서 과연 이들이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수 있을지 계속 궁금증과 긴장도를 높인다. 나홍진의 영화였다면 이들은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지만, 장재현의 인물들은 지속되는 위기 속에서도 자신들이 지닌 믿음을 지키며 어떻게든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. 그것이 두 감독이 지향하는 세계관의 차이다.

초자연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굿, 풍수와 같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활용되고,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예상치 못한 재미를 전해주는 가운데 중후반부에 문제의 더 큰 위협의 실체가 등장하면서 <파묘>는 공포 영화에서 어드벤처 크리처물로 장르의 변화를 시도한다. 그러면서 작품이 지닌 특별한 세계관의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 한국의 전통신앙관으로 이를 풀어내려는 방식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해준다. 그 점에서 보면 <파묘>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 전개, 특별한 볼거리, 세계관을 유지하는 냉철한 연출력이 합을 이룬 의미 있는 결과물이다.

그리고 이 결과물의 정점을 찍은 것은 단연 배우들의 열연이다. 든든한 최민식의 연기에 사실상 접신 시도를 한것 같은 김고은의 열연, 이도현과 유해진의 타고난 캐릭터 해석이 생소할 수 있는 <파묘>의 세계를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. 다소 마니아적인 장르였던 오컬트 공포 영화의 색채가 강하지만, 영화의 공포의 강도는 그리 큰 편이 아니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다. 여기에 한국 현대사와 전통 신앙관으로 대변되는 우리만의 특별한 소재를 이야기로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 <파묘>가 지닌 의의는 참 크다.

특히 참신한 소재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요소(볼거리, 음향 효과 등)들은 여전히 침체된 극장가에 관객들이 원하는 작품이 바로 무엇인지를 보여준 해답과도 같았다. 그점에서 볼 때 <파묘>가 <서울의 봄>에 이어 극장가의 또다른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. <파묘>는 절찬리 상영 중이다.

픽앤픽스 전문기자